어른동화 26

나는 다시 태어났다

한범희 | 유페이퍼 | 1,000원 구매
0 0 210 2 0 13 2022-10-07
굽이굽이 흘러가는 남한강을 거슬러 신선이 살만하다는 단양에서 영월 방면으로 삼십여 분 달려가면 태화산자락이 병풍처럼 감싼 영춘면이 있다. 태화산 맞은편엔 소백산이 꿈틀거리며 내려오다가 남한강에 잘려서 절벽을 이룬 성산이 마주한다. 성산엔 장부의 기개로 우뚝 버티고 천여 년을 넘게 서 있는 온달산성이 있다. 영춘에는 달이 뜨는 날이면 달이 둘 떴다. 하나는 산성에 고즈넉이 뜬 달이요. 또 하나는 강 가운데 이지러진 달이라. 하지만 영춘 사람들 가슴에는 낮이나 밤이나 온전한 달은 이곳에서 사랑도 피 끓는 구국의 혼도 꽃잎처럼 떨군 평강공주 신랑 온달뿐이다. 지금 영춘은 한적하지만 좋던 시절도 있었다. 강원도 영월과 정선 고을 이웃한 충청도 두..

혼자일 때 우린 꿈을 꾼다

한범희 | 유페이퍼 | 1,000원 구매
0 0 243 2 0 18 2022-10-08
새벽 4시 3분 알람이 울고 눈을 뜬다. 옅은 어둠이 발길에 차이는 5월 하순 목검으로 하늘을 몇 번 가른다. 그리고 나는 영춘강변의 산책로를 걷는다. 아무도 없다. 물소리 새소리가 들린다. 강 건너 느티마을에서 닭울음이 들린다.(본문 중 일부)

소쩍새의 붉은 눈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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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0 299 2 0 21 2022-10-06
흰머리 성성해져서야 20여 년을 가슴에 담고 살아온 그리움의 근원지를 찾아갔다. 명호의 낙동강 변에 다시 선 것이다. 나만 변하고 모든 게 다 그대로인 듯했다. 나를 다시 이곳으로 부른 것은 명호의 보이지 않는 힘이었다. (본문 중 일부)

금굴과 대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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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 0 137 2 0 20 2022-10-06
내 방에서는 남한강 건너 금굴이 보인다. 그 금굴은 늘 이야기를 걸어오는데 나는 그 얘기를 알아듣질 못했다. 그러던 어느 날 다른 날과 다름없이 북쪽을 향해 가부좌를 틀고 앉아 창밖으로 보이는 강 건너 금굴을 마주하며 새벽을 열고 있었다. 그런데 시커먼 금굴의 입에서 전음이 들려오는 게 아닌가? 금굴과 마주한 지 10년을 목전에 두고서 말이다. (본문 중 일부)

두 가지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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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 0 223 3 0 17 2022-10-05
두 편의 짧은 이야기로 구성해 보았습니다. 1. 연어 돌아오다 회귀 본능을 가진 연어는 단풍이 물들기 시작할 무렵 북태평양을 뒤로하고 자신의 고향인 강으로 돌아온다. 우리 아빠에게 봉화는 연어가 고향으로 돌아오듯 회귀 본능을 자극하는 것 같습니다. (본문 중 일부) 2. 인디언 텐트 가족 우리 집 아파트 베란다엔 매년 반복되는 겨울 풍경 하나가 있습니다. 화단에 놓인 화분을 한곳으로 옹기종기 모으는 것이 제일 먼저이지요. (본문 중 일부)

멸종 위기 동물에 관한 보고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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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 0 227 2 0 21 2022-09-14
나는 녀석을 기억할 의무가 있다. 그 녀석도 한때는 우리와 함께 있었다. 우리는 우리 속에서 누군가를 배제하며 추동력을 얻어 전진한다. 언젠가 그 추동력이 소진되면 우리는 또 누군가를 배제할 것이다. 그래서 그 녀석을 기억해야 한다. 소심한 사람이 살아보려 발버둥 치다 사라져간 것을 혹자는 패배자라고들 말하지만 말이다. 신록이 아름답다. 강은 말없이 오늘도 흐른다, 모든 게 다 제자리에 있는 듯한데 녀석만 증발하듯 사라졌다. 누구도 그가 사라졌는지 모른다. (본문 중 일부)

비박 도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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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0 382 2 0 18 2022-09-13
오늘도 비박을 검색하고 있다. 네이버 지식백과에 ‘비박’은 이렇게 설명되어 있다. “Biwak(비박)(독일어)” “우리말로는 한뎃잠 또는 한둔이라는 표현이 가장 적절하다.”라고. 비박은 내 버킷리스트 중 초등학교 졸업하기 전에 해야 할 일이다. 그런데 올해도 석 달 정도밖에 남지 않았다. 통 기회가 오지 않는다. 엄마 아빠는 산악활동에 전혀 관심이 없다. 그렇다고 마땅히 주변에 이런 활동에 도움을 줄 사람도 없다. 간절히 꿈꾸면 이루어진다고 했던가? (본문 중 일부)

혼자 밥 먹는 아빠

한범희 | 유페이퍼 | 1,000원 구매
1 0 230 2 0 26 2022-09-12
어느 순간부터 아빠는 혼자 밥 먹게 되었다. 내가 크면서 학원에서 늦게 오고, 엄마는 야근하시는 날이 많아졌다. 그러다 보니, 제일 먼저 돌아온 아빠는 혼자 밥을 먹게 되었다. 아빠는 요즘 남자로 살려면 징징대지 말아야 한다고 말씀하십니다. 일터에서도 아빠는 또래가 없어 혼자 밥 먹는 데 익숙하답니다. 오히려 그 시간만큼은 참 조용한 아빠의 시간이랍니다. (본문 중 일부)

늙은 남자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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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 0 220 2 0 24 2022-09-09
오늘은 아무 말도 하지 않고 강만 바라보고 있어. 강 건넛산들이 출렁거리며 겹겹이 에워싸고 몰려오고 있어. 갑갑해. 온몸이 나른해. 내 모든 에너지가 빠져나가는 느낌이야. 참 힘든 한 주였어. 직장에서 존경까진 바라지도 않아. 내가 알면 직장 내 다 아는 얘기지. 한마디로 정보의 끝판이야. 늙는다는 것은 밀려나는 거야. 용기는 줄고 지갑은 얇아지는 거지. 하지만 비극은 그래도 계속 직장에 나가야 한다는 거야. 왜냐면 늙은 남자들은 한 가정의 용병이니까 말이야. 계약해지 없는 거의 노예 수준의 용병이랄까? 순간 앞이 뿌옇게 흐려지며 심연처럼 고요해진다. (본문 중 일부)

돌아갑니다

한범희 | 유페이퍼 | 1,500원 구매
0 0 193 2 0 23 2022-06-04
젊은 시절 오지의 산을 좋아했었다. 오지를 헤매다 찾은 곳이 여기였다. 산 아래에서는 보이지 않는 곳이었다. 산의 정상에서 북사면으로 오로지 한 길만이 희미하게 이어져 있었다. 나는 돌연 길이 없는 남쪽으로 발길을 돌렸다. 무엇에 홀리듯이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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