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생님은 우리에게 꾸중하지 않고 대신 이야기를 해 주셨다.
“이 시간 이후로 살아가며 친구의 아픈 부분을 건드리지 않길 바란다. 그리고 우리는 모두 다문화임을 알았으면 한다. 우리의 성씨가 다른 걸 보면 각 성씨의 조상들이 다양한 곳에서 오래전 이 땅에 들어왔다는 증거다. 대표적 예로 베트남 왕자 이용상이라는 분은 화산이씨의 시조가 되셨고, 여진족 출신 쿠란 투란 티무르(이지란) 은 이성계를 도와 조선을 건국한 분으로 후에 청해이씨 시조가 되셨고, 시야가(김충선) 이라는 분은 일본 장군 출신으로 조선을 위해 열심히 일했고 그 후에 사성 김해김씨 시조가 되셨다. 현재도 대한민국에 많은 외국 분이 들어와 우리 문화와 역사를 존중하며 성실히 살고 있다. 세월이 흐르면 그들 중에 우리가 되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우리는 미래의 우리가 될 수도 있는 그들을 존중하며 함께 이 공동체를 발전시켜나가야 한다.”
선생님은 우리를 죽 둘러보시며 말씀을 이으셨다.
“좋은 세상은 좋은 축구팀과 같다고 생각한다. 우리 축구팀은 얼굴 생김새, 피부색, 집안, 출신, 배경 등등 이런 것이 우선 되는 게 아니라 자기 포지션에서 열심히 뛰고 동료를 위해 한 발짝씩 더 뛰어주는 것이다. 좋은 축구팀처럼 아름다운 세상을 만들어가길 바란다.”
(본문 중 일부)
한 범 희
♣2003 계간 현대시문학 시 등단
♣2016 격월간 문학광장 수필 등단
♣2021 한국아동문학회 동수필 등단
♣단양문학 편집주간 역임
♣시집「JO를 위하여」「JO를 위하여2」「야인」「썰풀다(공저)」「춘아춘아 영춘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