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늙은 남자 이야기

오늘은 아무 말도 하지 않고 강만 바라보고 있어. 강 건넛산들이 출렁거리며 겹겹이 에워싸고 몰려오고 있어. 갑갑해. 온몸이 나른해. 내 모든 에너지가 빠져나가는 느낌이야. 참 힘든 한 주였어. 직장에서 존경까진 바라지도 않아. 내가 알면 직장 내 다 아는 얘기지. 한마디로 정보의 끝판이야. 늙는다는 것은 밀려나는 거야. 용기는 줄고 지갑은 얇아지는 거지. 하지만 비극은 그래도 계속 직장에 나가야 한다는 거야. 왜냐면 늙은 남자들은 한 가정의 용병이니까 말이야. 계약해지 없는 거의 노예 수준의 용병이랄까? 순간 앞이 뿌옇게 흐려지며 심연처럼 고요해진다. (본문 중 일부)
오늘은 아무 말도 하지 않고 강만 바라보고 있어.
강 건넛산들이 출렁거리며 겹겹이 에워싸고 몰려오고 있어.
갑갑해.
온몸이 나른해.
내 모든 에너지가 빠져나가는 느낌이야.
참 힘든 한 주였어.
직장에서 존경까진 바라지도 않아.
내가 알면 직장 내 다 아는 얘기지.
한마디로 정보의 끝판이야.
늙는다는 것은 밀려나는 거야.
용기는 줄고 지갑은 얇아지는 거지.
하지만 비극은 그래도 계속 직장에 나가야 한다는 거야.
왜냐면 늙은 남자들은 한 가정의 용병이니까 말이야.
계약해지 없는 거의 노예 수준의 용병이랄까?
순간 앞이 뿌옇게 흐려지며 심연처럼 고요해진다.

(본문 중 일부)
한 범 희

♣2003 계간 현대시문학 시 등단
♣2016 격월간 문학광장 수필 등단
♣2021 한국아동문학회 동수필 등단
♣단양문학 편집주간 역임
♣시집「JO를 위하여」「JO를 위하여2」「야인」「썰풀다(공저)」「춘아춘아 영춘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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